갤러리 아트리에

지유라 / JI YURA - 언제나 그 자리에

Exhibition Details

지유라 / JI YURA - 언제나 그 자리에

2024.06.27(THU) - 07.16(TUE)

Artist
지유라 / JI YURA
Exhibition Hall
GALLERY ARTRIE

지유라 작가의 작품에는 따뜻함이 있다. 그녀의 집을 그린 작품들을 보면 마치 사람과 같은 생명력이 느껴진다. 강원랜드 초창기 멤버로 12년 동안 디자인팀 팀장으로 활동한 그녀는 오랫동안 집을 떠나온 삶 속에서 결핍되었을지 모르는 편안함과 따뜻함을 꾸준히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그림에는 사람이 한 명도 등장하지 않지만, 모든 집들에서 묘하게 인간의 온기가 느껴진다. 지유라 작가는 집이 주는 따뜻함과 편안함을 강조하며, 우리가 이 공간들과 맺는 경험과 감정적 연결을 포착한다. 그녀는 나무라는 입체적인 재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려내면서 기억의 깊이와 온기를 더한다.

기억은 입체적이다. 그래서인지 지유라 작가는 나무라는 소재에 그림을 입혀 따뜻함을 표현한다. 나무라는 소재 자체는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 이러한 특성은 그녀가 표현하고자 하는 변함없는 따뜻함과 사랑의 지속성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그녀는 항상 집을 그리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지유라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사는 공간 속에서 느끼는 영원하고도 변치 않는 감정을 상기시킨다. 그녀의 섬세한 주제와 재료의 선택을 통해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지속적인 인간적 연결을 되새기게 된다.


Ji Yura's series of artworks exudes a profound warmth. Her depictions of houses radiate a sense of life, almost as if they possess human qualities. As a founding member of Kangwon Land and a design team leader for 12 years, she has continually captured the comfort and warmth that might have been missing from her long periods away from home.

Though her paintings are devoid of people, every house she portrays subtly emanates human warmth. Ji Yura emphasizes the comfort and coziness that a home provides, capturing the emotional connections and experiences we associate with these spaces. By using wood as a three-dimensional medium, she adds depth and warmth to her memories.

Memories are multi-dimensional. This is why Ji Yura paints on wood, a material that inherently symbolizes slow change. This characteristic of wood likely represents the enduring warmth and love she seeks to convey. While she consistently paints houses, her deeper narrative may be a tribute to family.

Ji Yura's works remind us of the timeless and unchanging emotions we feel within our living spaces. Through her thoughtful choice of subjects and materials, we are invited to reflect on the enduring human connections that homes represent.





[작가노트]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산다.
별생각 없던 집이 특별하게 생각된 것은 집을 떠나고 나서였다.
집을 떠나 시작한 회사생활은 분주하고 바쁘고 화려했다.
그 시절 공허함과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화려한 물질과 유쾌한 관계로도 채워지지 않던 공허함는 12년간의 마침표를 찍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잦아들었다. 집은 돌아갈 곳이고, 쉴 곳이고, 안정되는 곳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집을 그린다.

내 작업은 집으로의 초대이다. 추억, 꿈, 위로, 휴식의 시간과 공간으로의 초대.
집 모양 나무 조각에 집의 정면을 그린다. 나무가 주는 따뜻한 물성과 나무 조각의 입체감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집과 닮았다. 나무를 집 모양으로 잘라 사포로 다듬고 외부 마감 후, 스케치 없이 아크릴 물감으로 바로 그린다. 정면을 직관적으로 그린다. 대문과 창문은 소통을 의미한다. 나의 초대에 응한다면 대문을 열고 들어오시라.
나무가 벽을 타고 자라는 집,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든 집, 방학 때 가던 할머니 집, 벚꽃 나무 아래 오두막집 등 가고 싶은 집, 추억의 집, 꿈꾸는 집을 그린다. 몇 년만 지나도 바뀌는 세상이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과 나의 집은 아파트단지로 변해버려 그 시절의 행복한 기억까지 사라졌다.
아직 남아있는 골목을 찾아 여행하고 그곳의 집을 그리는 것은 사라지는 추억에 대한 아쉬움이다. 28개국 여행을 하고 나서보니 가장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는 한국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10년 만에 다시 찾아간 외국 여행지에서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집을 볼 때면 옛 친구를 만난 듯 기쁘다.
다시 만난 집은 나무 겹쳐 입체감과 공간감을 주는 구성이다. 상단 여백의 하늘은 변함없이 그곳에 있기 바라는 기대감의 표현이다. 펼침의 형태의 집 구성은 경험과 추억의 조합이다. 오밀조밀하게 그려진 집 안의 모습과 생활용품들은 지난 시절의 향수를 표현한다.

요즘 시대의 집은 위치와 평수, 가격으로 부의 척도가 되어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다. 본질이 퇴색되고 있다.
집마다의 냄새와 색깔이 있다. 사는 사람에 따라 집은 달라진다.
멋진 곳의 여행도 돌아갈 집이 있어 즐거울 수 있고, 돌아갈 집이 있어서 떠날 수 있다. 집은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고 안정이 된다.
집은 특별한 곳이다.

Installation Views

Selected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