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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가 노 트
□ 작업의 형성 배경
현대인의 모든 일상은 나름으로 “반복”이라는 속성에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업시대에는 절정에 달하였으며, 후기 산업사회 이후 21세기 최근까지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끊임없는 반복은 현대사회의 반영이지만 서양의 차가운 이성주의 중심의 비인간성에 본인은 불만을 느꼈다. 동양의 전통적 사상에서 반복은 수행적 행위를 통한 마음의 정화를 지향한다.
본인의 작품은 스스로의 감수성과 정서에 맞는 재료로 공간에 축적되는 시간성의 직접이 주가 된다. 또한 작품의 시각적 결과물보다는 제작되어지는 과정이 주가 되어 본인의 내면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수북이 쌓인 나뭇가지의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는 과정에서 마치 정신수양 하듯 내면속의 불안과 행복, 슬픔 등 일상의 모든 일이 정리가 되어가며, 무한히 반복되는 이 행위에서 본인은 카타르시스(catharsis)를 느끼기 시작한다. 이것은 껍질 벗긴 나뭇가지에 반복적으로 실을 감는 행위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서양 조각은 나무가 조각의 수단과 재료 그 자체였지만, 본인은 나무들의 생태적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살리고 실로 감아서 더욱 생태적 기운을 불어 넣는다. 수많은 가지의 집적과 수많이 감는 행위는 시간이 축적된 형상이며, 이를 통해 생명의 존엄성, 사물과 인간의 동등한 가치 속에 공존하는 끈질긴 염원을 담는다. 즉,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감는 행위는 그 자체가 본인 작품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러한 행위는 습관처럼 조급한 목표의식 없이 하루하루 무의식적으로 되풀이 된다. 그 속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행위는 본인으로 하여금 점차 정신적인 단련이 되며 행위와 관련된 사고뿐만 아니라 폭넓은 사고로 자연스럽게 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한다. 이것은 처음 행위를 시작할 때 가졌던 마음과 의식이 첨차로 비워지고 정돈되어져 가며 감정 정화의 과정으로 나아가게 된다. 즉, 실을 나뭇가지 형태에 순응하고 강조하듯 감아가며, 자연으로서의 나뭇가지와 인간으로서의 나는 하나가 된다.
□ 작업의 전개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공간 속에서 본인 혼자 나뭇가지의 껍질을 반복적으로 벗기는 행위는 어느 순간 아무런 생각조차 없이 무의식적으로 행해지게 되었으며, 이것은 곧 마음의 평온함까지 이어져 억눌린 감정의 정화와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으로 쌓여진 나뭇가지들을 짙고 옅은 실 색상으로 다시 반복적으로 감게 되며, 굵고 얇은 나뭇가지의 입방체들은 서로가 서로를 엮이고 묶이면서 하나의 집성체(集成體)를 이루고 그것이 한 작품이 된다. 물론 이것들은 요소로서 분절되기도 하고 접합되기도 하는 유동성을 가지는 구조적 성격을 갖는다. 이런 구조는 본인의 작품을 일신하게 한 중요한 계기이고 요소이다. 그리고 작품을 이루는 중요한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특징은 작품세계의 형식과 내용을 만든다.
즉 본인이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과 그에 따른 감수성, 또한 조형적 감각들이 반복적인 행위로 부터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평, 수직적 리듬감, 공간 확산 등 유동적 구조로 반영이 된다.
또한, 실을 나뭇가지에 감는 반복적인 행위를 계속 함으로써 내면에 억압되어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게 된다. 이 과정은 안정적인 리듬의 흐름에 몰입하여 심적 균형을 이루게 한다. 이것은 수도자와 같은 태도를 취하며 무위의 상태에서 숭고한 의식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결국, 본인으로 하여금 의식적인 명상을 하게 만들었고, 스스로를 불안에서 떨쳐내는 안도감, 즉, 감정의 정화로 이어지는 마음과 정신의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웃음과 미소 또한 마찬가지로 행복과 그로인한 치유를 가져온다. 웃음과 미소는 자신의 피해 의식 속에서는 떠오를 수 없는 것이며, 보다 포용력 있는 관점에서라야 솟아나는 것이다. 이것은 지친 사람에게 힘이 되고, 슬픈 사람에게는 위로가 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큰 미소의 힘은 우리의 기억 속에 남은 얼굴들은 대부분 미소 짓는 얼굴이듯이 시공을 초월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본인이 작업하는 과정에서 얻은 마음과 정신의 치유는 웃음과 미소의 이미지로 빗대어 표출되어 진다.
이 상 섭
- 2010 경원대학교 미술디자인 대학 환경조각과 졸업
- 2013 경원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 졸업
<개인전>
- 2013 반복의 집적 (서울, 오!재미동 갤러리) - 4월 예정
<그룹전>
- 2013 실재의 귀환 (남송미술관)
- 2012 신세대 아트스타전(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아시아프 청년작가전(서울,문화역서울 284)
단원미술제 수상작가전(안산,단원전시관) | 감정의 기록전-마음속 이야기와 마주하다(서울, 시:작 갤러리)
From Now전 - 경원조각회 (성남아트센터)
- 2011 신세대 아트 스타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청년조각가 기획초대전 - 북한강을 바라보며 (남양주, 서호미술관)
단원미술제 수상작가전(안산, 단원전시관) | From Now전 - 경원조각회 (성남아트센터)
- 2010 단원미술제 수상작가전 (안산, 단원미술관) | 대한민국 선정작가 초대전 (서울시립미술관)
‘청년의 미래를 보다’전 (서울, 드림갤러리) | START 신진작가전 (서울, CUBE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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