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작품 더 보기
이미지-時代의 斷想 : ICON
(Image-Fragment of the time : ICON)
72.7×90.9cm (30F)
acrylic on canvas
약력
정 영 한 鄭 暎 翰 CHUNG YOUNG-HAN (1971~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학과 졸업
중앙대학교 대학원 회화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8회 : 아트뮤제 대치전시관, 갤러리 써포먼트, 금호미술관, 남송미술관, 노보시비르스크 시립미술관, 갤러리 Silver Shell, S+갤러리, 갤러리 H, 인사아트센터, 송은갤러리, 갤러리 우덕,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 예술의전당 미술관, 한전프라자갤러리, 도올아트타운 등
단체 및 기획전 600여회 :
미술로 보는 한국 근・현대 역사전, 여주시미술관 기획초대, 여주
현대미술의 시선, 양평군립미술관 기획초대, 양평
팝아트와 하이퍼리얼리즘, 양평군립미술관 기획초대, 양평
시뮬라크르 초월하기, 백학미술관 기획초대, 광주
새로운 형상-실재와 환영전, 석당미술관 기획초대, 부산
극사실 세계와 만나다, 오승우미술관 기획초대, 전남
Beyond the Limit-극사실주의展, 포스코갤러리 기획초대, 포항
想・像-사진과 회화가 만나다, 쉐마미술관 기획초대, 충북
극사실회화-눈을 속이다, 서울시립미술관 기획초대, 서울
극사실회화의 어제와 오늘, 한국미술평론가협회 기획, 성남아트센터, 경기
베이징아트페어-CIGE 2007, 중국국제무역센터, 베이징, 중국
포천아시아비엔날레-PCAB 2007, 경기도 포천시 초대, 포천반월아트홀, 포천
상하이아트페어 2006, ShanghaiMART, 상하이, 중국
화랑미술제 2006, 예술의 전당 미술관, 서울
갤러리현대 WINDOW 전, Gallery HYUNDAI 기획초대, 서울
제9회 아시아 방글라데시 비엔날레, 실파칼라 아카데미, 방글라데시 등
수상 :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선정 주목할 예술가상, 대한민국미술인상 청년작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우수상, MBC미술대전 우수상, 송은미술대상전 장려상 등
공공기관 작품소장 : (주)MBC문화방송, 외교통상부, (주)한국야쿠르트,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여주시미술관, (재)송은문화재단, 주(재)성남문화재단 성남아트센터, OECD 대한민국 대표부, 주 스페인 대사관 라스팔마스 분관, 주 파키스탄 대사관저, 주 오사카 총영사관 2점, 주 예멘 대사관, 주 리비아 대사관, 주 포르투갈 대사관, 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정부 마산지방합동청사, 송도 쉐라톤 호텔, 두산위브 더제니스 울산 2점, 갤러리 S+, Fill 갤러리, 아트뮤제, (주)윤재 등
경력 : 대한민국미술대전, MBC금강미술대전, 단원미술제 심사위원, 소사벌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좋은데이미술대전, 전국대학미술공모전 운영위원 역임
현재 :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MBC미술대전 초대작가, 동아미술제 동우회원, 한국기초조형학회 상임이사, 한국조형예술학회 회원, 예술과미디어학회 회원, 한국미학미술사학회 운영위원, 한국예술학회 연구정보이사
작가노트
정영한의 작업의 시작은 이미지를 채집하는 행위로부터 출발한다. 과거의 작가들이 현실속의 대상을 회화의 모티브로 사용하였다고 한다면, 본인의 경우 Lost 이미지, 즉 실체가 없는 이미지들을 수집한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미지, 잡지나 신문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들을 무작위로 채집하고 저장해 두었다가 작품을 할 때 화면에 하나씩 하나씩 올리는 과정을 겪는다. 마치 컴퓨터의 디지털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인 포토샵에서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투명 창에 이미지를 한 장씩 한 장 씩 중첩하여 여러 장의 레이어를 통해 하나의 화면을 구성해 내는 것처럼, 우선 바다처럼 보이는 배경을 깔고 그 위에 석상이나 대형화된 꽃, 흩날리는 꽃잎, 과일, 신문, 문자 등의 사진 이미지들을 순차적으로 재배치하여 화면을 그려낸다. 얼핏 보면 조금은 사진처럼 보인다.
혹자들은 이런 본인의 작품을 보고 초현실주의적이라고도, 포토리얼리즘이라고도 평가한다. 부정하지는 않지만 한편으론 대중적인 이미지를 차용하고 복제하여 재생산한다는 의미에서 팝아트에도 근접해 있으며,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작품의 이면에는 직간접적으로 문학작품이나 메시지(텍스트)를 배경으로 두고 있기에 이미지 그 자체보다는 해독 내지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개념미술의 전략과 가깝다. 이는 오늘날의 ‘예술’을 이해하는 접근방식에 있어서 재료의 특수성에 따른 장르 구분이 유효한지 않은 시점에서, 시각화된 언어 또는 텍스트 자체가 이미지로 제시되는 방법론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인은 이런 특정한 장르를 통해 나의 작업이 분류되기보다는 동시대 회화,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가장 전통적 매체를 다루면서 오늘날 시각문화와 호흡을 같이하는 동시대 회화로 평가 받고 싶다.
<이미지, 時代의 斷想> 시리즈의 작품을 살펴보면 사실적이고 재현적인 이미지와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몇몇 단어들이 같은 화면 안에 공존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의 대상을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분명한 이미지 위에 굵고 명암이나 색상을 달리하면서 선명한 글씨체로 새겨진, 제목을 가장한 추상적 단어들은 그 뒤에 배경처럼 드러나는 바다, 인형, 인물과 같은 다양한 대상들이 지닌 사물의 속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들은 화면에서 오히려 대조(contrast)를 이룸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이미지는 그 단어에 함축된 의미와 정서를 강조해주고, 단어는 다시 이미지의 사실적 형태와 감각을 더욱 강조해주고 있다. 즉 일종의 상호 촉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지, 時代의 斷想>이라는 연작을 하면서 본인은 신화로써의 아이콘을 그려내듯 시대의 단상을 가장 잘 함축하는 그러나 우리시대가 쉽게 정의내리지 못하는 가치들을 ‘LOST(찾아주세요)’라고 간곡하게 호소한다. 작품에서 ‘LOST’는 “Love Our Special Time”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며 항상 우리가 지금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그것이 무엇으로 표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갈망한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이미지, 時代의 斷想>을 통해서 지금 우리의 삶의 방식에 관계된 다양한 동시대적 감수성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영한 (화가/중앙대 교수)
평론
“신화는 우리 삶 곳곳에 항상 존재한다.”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0여 년에 걸쳐 작업했던 아이콘 시리즈 연작에 붙여진 ‘우리時代 神話-아이콘’ 또는 ‘이미지, 時代의 斷想-아이콘’이라는 명제가 궁극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부제로서 ‘아이콘 Icon’이 가진 의미는 한 시대의 신화가 가진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모델이 없는 작품들을 그려왔다. 나의 작품 속 대상들은 도처에 산재한 원본 없는 이미지들 또는 고대 석상이나 이름 모를 바다 풍경과 왜곡된 형태의 꽃 또는 꽃잎들로 채집하듯 모아 온 사진 이미지들이 ‘모델’이 되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이미지들을 대상이라는 말보다는 모델이라고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혹자들에게 내가 선택한 ‘모델’들은 이름 없는 바다 원본 없는 꽃, 상투적인 석상에 지나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그들은 오늘이 있기까지 축적된 시간들의 반영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화가로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진지한 숙고를 가능하게 하는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미술작품이 작가의 이야기만으로 의미화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나는 작가의 이야기보다는 관객들의 서사가 작품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로서의 작품 설명은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7년부터 시작된 <아이콘> 연작은 ‘나’를 대신해 그림을 그리는 정영한 작가의 태도를 설명하기 위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아이콘> 연작의 첫 번째 대상은 <우리時代 神話 Myth of our time>(2005-2016)로, 앤디 워홀, 오드리 햅번, 마릴린 먼로 등 ‘신화’로 존재하는 지난 세기의 우상들을 집중적으로 그려냈다. 나 역시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그들의 영향을 받은 미술가로서 시공간을 초월하여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령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어 놓으려는 노력이었다.
최근 나의 <아이콘> 연작은 현재 진행 중인 <이미지, 時代의 斷想 Image, fragment of the time>을 수식하면서 그림 속 대상, 모델, 또는 이미지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어쩌면 길고 긴 인류의 역사 속에서 아주 작은 단편일지도 모를 살바도르 달리, 나스메 소세키, 그리고 야요이 쿠사마 등과 같은 ‘나의 우상’은 개인적으로나 예술사적으로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동시대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오늘의 미술가들은 이미 유령이 된 자들을 되살리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나는 ‘그림’으로써 ‘오마주’라는 방식으로 그들을 재생시키는데 주력한다. 이 때 가장 노력을 기울이는 부분은 나의 우상 각각이 가지고 있는 상징들을 알레고리적 맥락과 연결시켜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콘> 시리즈는 회화라는 다양한 방식으로 축적되어 온 이미지의 역사와 동시대를 보는 눈의 맥락이 조우하는 그 순간에 새롭게 고안된 신화에 대한 역설에서 출발하여, 결국 스스로에게 집중되어 있던 예술적 에너지를 타자와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시키는 지점으로 확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아이콘> 연작은 작품의 큰 주제에 대한 부연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충분히 새로운 의미를 도출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의미 어딘가에 ‘오늘’을 가능하게 하는 ‘어제’에 대한 나 정영한 작가의 진정성어린 모험정신이 깃들어 있다는 지점이다.
정영한 (화가/중앙대 교수)
미디어 채집과 복합콜라주의 다중 변주
안현정|미술평론가․예술철학박사
(중략)...
Myth와 Time으로 구성된 텍스트 연작들 속에서도 ‘해체-재생-복귀’의 변증법은 ‘흐른다(Flow)’는 순환의 개념 속에서 동시대 문화를 극명하게 꿰뚫는다. 동일해 보이지만 다른 뉘앙스 속에서 반복과 차이를 드러낸 작품들은 고정된 가치를 가로지른 맥락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미지와 해석 그 자체를 관조하고 있다. 이렇듯 ‘이미지와 시대의 간극’을 동시대 언어로 통찰하려는 태도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미디어 이미지들(텔레비전·영화·잡지·광고)의 홍수 가운데 성장한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이자 ‘새로운 차원의 재현(New dimension of representation)’을 탐구하려는 회화작가로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지를 선택하는 방식 역시 20세기 팝아트의 차용·복제·혼성모방을 전략적으로 뒤집으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대중성과 아방가르드 신화를 모두 수용하는 관망적 태도를 보여준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이 획득한 시간성(temporality), 이른바 “지속된 시간의 경과 속에서 이루어지는 관람객들의 참여와 경험”(Douglas Crimp, 1944-2019), 앞에 철저히 계획된 구성을 선보임으로써 자신의 구상미술을 팝과 개념미술, 포토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을 종합한 ‘복합콜라주의 다중변주’로 재해석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미술은 표현이 아니라 탐구이고, 우리시대의 아이콘(영웅)이나 신화를 발굴해냄으로써 이미지가 제작되는 총체적 모험”이라고 언급한다. 이질적인 이미지의 절충 속에서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회화의 본질을 철저하게 지켜나가되, 이 시대가 탑재한 다양한 시각언어들을 종합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렇듯 “충분한 정보를 알려주되 보는 이로 하여금 자세히 바라보게 만들고, 현대의 무비판적 수용에 대해 스스로 성찰해보도록 만드는 세련된 화화언어”, “대상이나 사건, 심지어 영웅들까지도 소비 가능한 이미지들로 매혹시키는 동시대 회화의 새로운 아카데미즘” 이것이 정영한 작가가 추구해온 21세기의 회화미학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