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라
My Querenc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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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 | 17194764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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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 | NULL |
작품사이즈 | 31.8 x 31.8 CM |
재료 | acrylic on wood 2024 |
액자종류 | |
매트종류 | |
배송기간 | 5-10일 |
작품가격 | 900,000원 |
적립금 | 18,000원 |
합계가격 |
90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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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TAIL
My Querencia 31.8 x 31.8cm_ 8호_ acrylic on wood_ 2024
지유라
우리는 각자의 집에서 산다.
별생각 없던 집이 특별하게 생각된 것은 집을 떠나고 나서였다.
집을 떠나 시작한 회사생활은 분주하고 바쁘고 화려했다.
그 시절 공허함과 불안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화려한 물질과 유쾌한 관계로도 채워지지
않던 공허함는 12년간의 마침표를 찍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잦아들었다. 집은 돌아갈 곳이고,
쉴 곳이고, 안정되는 곳임을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 집을 그린다.
내 작업은 집으로의 초대이다. 추억, 꿈, 위로, 휴식의 시간과 공간으로의 초대.
집 모양 나무 조각에 집의 정면을 그린다. 나무가 주는 따뜻한 물성과 나무 조각의 입체감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집과 닮았다. 나무를 집 모양으로 잘라 사포로 다듬고 외부 마감 후,
스케치 없이 아크릴 물감으로 바로 그린다. 정면을 직관적으로 그린다. 대문과 창문은 소통을 의미한다.
나의 초대에 응한다면 대문을 열고 들어오시라.
나무가 벽을 타고 자라는 집,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든 집, 방학 때 가던 할머니 집,
벚꽃 나무 아래 오두막집 등 가고 싶은 집, 추억의 집, 꿈꾸는 집을 그린다. 몇 년만 지나도 바뀌는 세상이다.
어릴 적 뛰어놀던 골목과 나의 집은 아파트단지로 변해버려 그 시절의 행복한 기억까지 사라졌다.
아직 남아있는 골목을 찾아 여행하고 그곳의 집을 그리는 것은 사라지는 추억에 대한 아쉬움이다.
28개국 여행을 하고 나서보니 가장 빠르게 변하고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는 한국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10년 만에 다시 찾아간 외국 여행지에서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집을 볼 때면 옛 친구를 만난 듯 기쁘다.
다시 만난 집은 나무 겹쳐 입체감과 공간감을 주는 구성이다.
상단 여백의 하늘은 변함없이 그곳에 있기 바라는 기대감의 표현이다.
펼침의 형태의 집 구성은 경험과 추억의 조합이다. 오밀조밀하게 그려진 집 안의 모습과 생활용품들은
지난 시절의 향수를 표현한다.
요즘 시대의 집은 위치와 평수, 가격으로 부의 척도가 되어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다. 본질이 퇴색되고 있다.
집마다의 냄새와 색깔이 있다. 사는 사람에 따라 집은 달라진다.
멋진 곳의 여행도 돌아갈 집이 있어 즐거울 수 있고, 돌아갈 집이 있어서 떠날 수 있다.
집은 존재만으로 위안이 되고 안정이 된다.
집은 특별한 곳이다.